여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아이스크림인데요.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보며 행복한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그러다 문득 '아이스크림은 그냥 재료들만 넣고 얼리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아이스크림의 기본적인 제조과정과 과정 중에서 각 단계별 역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이스크림 제조과정 및 각 단계별 역할
1. 배합 공정(구성 성분 간의 배합비를 결정)
아이스크림은 지방, 무지유고형분, 설탕, 색소, 물, 유화제 등으로 여러 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수분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지방, 설탕 순이며 이렇게 구성된 배합물은 살균효과, 단백질과 물의 결합의 촉매제 역할 등을 하기 위해 가열합니다. 배합물을 만드는 데 있어 정해진 비율 없이 만들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생화학적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추후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어떤 공정에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없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배합물 만드는 과정에서 물질들을 용해시킬 때에는 융점이 낮은 물질들을 넣고 점차 온도를 상승시킵니다. 그 후 융점이 가장 높은 물질을 마지막에 용해시켜줍니다. 보통 배합온도는 65℃, 30분을 기준으로 잡고 있으며 배합 시에는 향료, 색소, 농축액 등과 같은 물질은 넣을 수 없습니다.
2. 여과(filtration)
용해된 배합물은 여과장치를 통해 이물질을 걸러내고, 배합 공정 중 분해가 덜 된 물질들을 제거하여 추후 공정에서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줍니다.
3. 균질화(Homogenization)
균질을 통해 배합물은 더 미세하고 균형 있는 액상이 되며 이전보다 더 부드러운 조직을 형성하게 됩니다. 균질화를 진행할 때 중요한 것 두 가지는 압력과 온도입니다. 압력은 지방분과 무지유고형분의 함유량에 따라 달라지는데, 무조건 높은 압력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높은 압력을 가하게 되면 배합물의 원료들이 파괴될 수 있고 응집현상이 일어나 점도가 너무 진해서 끈적거리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배합물로 아이스크림을 만들면 완성 후 높은 온도에서 쉽게 수축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지방의 양뿐만 아니라 종류도 압력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방마다 고유의 무지유고형분 함량에 차이가 있는데, 무지유고형분의 함량이 높을수록 압력은 낮춰야 하고 무지유고형분의 함량이 낮을수록 압력은 높여야 합니다. 온도는 제대로 설정되지 않으면 응집현상이 일어나 균질화가 제대로 되지 않게 됩니다. 균질화에 적정한 온도는 75℃이며 온도와 압력을 적절히 조절한 제품이 품질적으로 우수한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4. 멸균(High temperature pasteurization)
멸균은 최단시간 최고온도에서 하되 영양성분이 파괴되지 않는 조건에서 해야 합니다. 영양성분이 파괴되지 않으나 병원성 박테리아균은 살균하는 가장 적합한 방법은 HTST법입니다. 85℃정도에서 15초간 살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5. 숙성(Aging)
균질과 멸균을 거치면 고형분으로 변하게 되는데 온도를 0~4℃로 낮추면 지방은 결정화 과정을 시작합니다. 숙성의 목적 중 하나가 지방의 결정화이고 이외에도 단백질과 유화제를 지방으로 흡착시키고 풍미의 향상이 있습니다. 지방이 많이 함유된 배합물일수록 숙성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며 5일 이상으로 숙성시키게 되면 맛과 향 등이 파괴되기 때문에 너무 오랜 시간 진행하지 않고 24시간 정도가 적당합니다.
6. 동결(Freezing)
동결은 크게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실시합니다. 첫째, 배합물을 반고형성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고 둘째는 조직 내 공기를 균일하게 분포시켜 오버런(overrun) 시키기 위함입니다. 동결 과정도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되는데 첫째는 배합물을 회전시켜 급냉동시켜 얼음결정을 작게 얼려 공기를 주입시키는 과정입니다. 둘째는 부분적으로 냉동된 배합물이 완전히 얼도록 하지 않고 낮은 온도에서 회전시켜 경화시키는 것입니다. 동결 과정은 배합물을 단순히 얼리는 것이 아니라 냉동을 하면서 적정량의 공기를 넣어줌으로써 조직 내 지방, 얼음결정과 균일하게 분포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나중에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동결 과정은 아이스크림 제조과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7. 경화(Hardening)
동결 과정을 거친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개별용기에 충진 되거나 성형된 후 급속 경화 공정을 거친 후 포장합니다. 경화는 반고형 상태인 배합물을 냉동기에서 완전히 냉동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하드 아이스크림의 제품은 성형과 동시에 급속 경화됩니다. 경화는 낮은 온도에서 비교적 빠른 시간에 진행되어야 조직과 성분의 분포가 고르게 유지됩니다. 아이스크림을 경화시키면 수분의 90% 정도는 동결되고 나머지 10%는 화학적 결빙상태 또는 아주 적은 양의 물로 존재하게 됩니다. *아이스크림을 한번 녹였다 다시 얼리면 얼음처럼 사각거리는 이유는 경화에 있다. 간단히 말하면 아이스크림의 배합물과 물은 얼기 시작하는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냉각되는 시점이 다릅니다. 아이스크림의 어는점은 물의 어는점보다 낮아 물이 아이스크림보다 먼저 얼게 되는데, 녹은 아이스크림을 다시 얼리면 안에 있던 물이 먼저 얼어 얼음 알갱이가 생성되어 얼음처럼 사각거리게 되는 것입니다.
8. 저장(Storage)
-20℃ 이하의 냉동실에서 같은 제품끼리 저장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아이스크림의 제조과정과 각 단계마다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우리가 간단히 먹어온 아이스크림이 생각보다 많은 공정단계를 거쳐 우리의 눈앞에 나와있는 것을 보니 조금은 색다른 느낌이 드셨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은 아이스크림을 제조하는 데 기본적인 공정이며 아이스크림의 종류에 따라 추가되거나 변하는 공정들이 있을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아이스크림의 종류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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